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고, 그들의 이야기와 또한 그들의 비밀을 간직하며 살고 있다. 갑작스럽게 할머니의 영혼이 빙의(?)된 16세 사춘기 소녀 은재의 비밀 아닌 비밀이 소설의 인물들의 작은 비밀들과 묘하게 교차하면서 감춰졌던 할머니의 비밀과 맞닥뜨린다.
16세 소녀의 감성과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는 필체는 마치 내가 16세 소녀가 된 듯한 느낌으로 세상을 보게 한다. 그들의 비밀이 하나씩 풀어지면서 죽은 할머니가 저승으로 떠나지 못하고 손녀딸에게 머문 비밀이 풀어지면서 저릿한 감동을 전해 준다. 빙의와 입양가족이라는 흔치 않은 소재를 통해서 가볍지 않은 얘기들을 유쾌하고 명랑하게 써내려가 시종일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게 이 소설의 장점이다.
"어쨌든 난 그날 이후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진실은 그것을 알려고 하는 사람에게만 그 문을 열어준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떤 못은 너무 오래 박혀 있어서 살의 일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 그냥 내버려두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제 아무리 아픈 못이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게 마련이니까.”
세상에 수많은 이야기와 비밀속에서 16세 소녀와 그를 둘러싼 가족과 할머니의 비밀을 슬쩍 엿본 느낌이다. 그 비밀은 가볍지만은 않은 가슴 아픈 삶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은재의 회상 속에 지난 날 할머니의 사랑과 애틋함의 감정이 소설 저편에 숨어 있다.
시종일관 명랑한 은재의 느낌과 감정으로, 쉽지 않은 16살 한 해를 씩씩하게 겪고나면 가족의 따뜻한 사랑과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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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어떤 못은 너무 오래 박혀 있어서 살의 일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 그냥 내버려두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제 아무리 아픈 못이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게 마련이니까.”



